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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넬 가격 인상 추이 분석
    이슈 2020. 5. 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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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이 가격을 올린다고 하니 샤넬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가격 인상을 앞두고 백화점 앞에 돗자리를 깔고 매장 오픈을 대기하는 열성적인 모습을 비롯해, 반쯤 열린 셔터 사이로 샤넬 매장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참 다양한 가격 인상 효과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먹고 살기가 빠듯해졌다는 말을 잠시 잊을 정도로, 명품 제품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 또한 대단해서 언론에서도 이런저런 기사들을 쏟아내며, 한 편으로는 명품 소비의 문제점을, 다른 한 편으로는 명품 소비의 가치를 조망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 모든 일들은 근본적으로 샤넬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터시작됐습니다. 그것도 꽤 많이 올리면서,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부축였는데, 지난 10여년의 추이를 보니 가격이 오르긴 엄청 올랐습니다. 샤넬의 클래식 배키어 미디엄의 경우 2007년에는 200만원대였는데, 2019년에는 710만원이었고, 이번 인상을 통해서 840만원이 됐습니다. '샤테크'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샤넬의 가격인상 추이를 살펴보면서, 대체 왜 이런 열광이 생기는 것인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샤넬 가격 인상 단행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5월 14일을 기준으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클래식, 보이 샤넬 등 인기 핸드백 가격이 최대 26.1% 올랐습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은 샤넬을 대표하는 가방이자 '샤넬 클래식백'으로 유명한 클래식 플랩백입니다.  샤넬 클래식 스몰은 21.7% 인상돼 하루 전 632만원에서 하루만에 769만원으로 137만원 올랐습니다. 미디엄과 라지 사이즈는 모두 131만원이 올랐는데요. 미디엄은 715만원에서 846만원으로, 라지는 792만원에서 923만원으로 각각 18%, 16% 인상됐습니다. 제품별로 20% 안팎의 가격 인상이 단행된 것입니다.


    작은 사이즈인 클래식 미니 플랩백 쁘디삭은 372만원에서 469만원으로 26.1% 급등했습니다. 클래식 미니 플랩백 뉴미니도 424만원에서 490만원으로 15.6% 인상됐습니다. 가방뿐 아니라 지갑 등 소품도 일제히 가격을 올랐습니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샤넬은 지난 5월 11일 유럽에서 먼저 가격을 인상했는데요. 가격 인상율은 최소 4%에서 최대 25%였습니다. 가격이 오른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는 샤넬 가격 인상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백화점에 몰려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백화점 개장시간에 맞춰 매장으로 전력 질주하는 이른바 '오픈런'(open run)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5월 14일 샤넬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백화점에는 이 같은 소비자들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7개월 만에 또 가격인상 단행한 샤넬

    이번 샤넬의 가격인상은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샤넬은 지난해 10월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샤넬의 핸드백 제품 가운데 클래식 라인은 2.55%, 보이샤넬·가브리엘 라인의 경우 최저 3%에서 최대 13%까지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2018년에는 무려 4차례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2018년 1월엔 326개 품목 향수,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고 같은해 5월에는 가방과 신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1% 이상 올렸습니다. 7월에는 뉴미니 등 가방제품 일부를 인상했고 11월엔 클래식과 보이, 빈티지라인 가방 등 가격을 올렸습니다. 2017년 11월에도 가방 등 30~40개 주요 품목 가격이 최대 30% 올랐습니다.


    이렇게 가격 인상 속도도 빠르게 횟수도 잦다보니 인기 제품의 경우 머지 않아 가격이 1000만 원대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은 유럽 현지 가격보다 40%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럼에도 샤넬의 배짱 영업이 가능한 건 한국 시장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샤넬이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배짱 영업을 해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그만큼 커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명품, 가격 올려도 잘 팔리는 이유는?

    가격이 자주 올라도 잘 팔리는 것은 샤넬 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명품 브랜드의 공통적인 특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대개 명품 브랜드는 평균 1년에 1~3회 가격을 인상합니다. 샤넬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루이비통 역시 지난해 11월, 올해 3월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이달에 가격을 6~10% 인상했습니다. 티파니와 셀린 등 루이비통과 같은 LVMH 계열의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몸값을 올렸습니다. 


    희안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다들 죽겠다는 아우성인데도 국내 명품 소비는 되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10일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성장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28%가 늘었습니다. 한국인의 ‘명품 사랑’ 덕분에 명품업체들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는 것이죠. 누군가는 먹고 사는 게 힘들 정도의 상황이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최초로 지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또 누군가는 명품을 사느라 여념이 없는 것입니다. 명품을 산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죠. 자본주의 국가니까요. 다만, 현상 자체가 특이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와 재난지원금으로 상징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되래 명품 소비가 늘었다는 것, 가격을 올려도 잘 팔린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격을 올려도 왜 이렇게 잘 팔리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명품이 상징하는 과시성 욕구가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비쌀수록 잘팔리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베블런 효과’라고 하는데요. 한국 시장에서 이게 꽤나 잘 통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참아왔던 소비욕구를 분출시키는 ‘보복소비’도 명품 판매량 증가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니, 코로나로 다 죽겠다는 상황에서도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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