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학 별세 사망 원인 재산 증여 논란 (+보복 운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12일 오전 5시 20분께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92세입니다. 구 회장은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습니다.

 

 

195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셋째 딸인 이숙희 씨와 결혼했습니다. 당시 두 대기업 가문의 결합으로 화제를 낳았습니다. 이후 구 회장은 10여년간 제일제당 이사와 호텔신라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그룹에서 일했습니다.

하지만 1969년 삼성이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LG(당시 금성)와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구 회장은 LG그룹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이후 럭키 대표이사,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 반도체 회장, LG 엔지니어링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며 LG 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습니다.

2000년에는 LG유통의 식품서비스 부문과 함께 그룹에서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습니다. 그가 회장으로 있던 21년간 아워홈은 LG, LS 그룹과 수의계약을 맺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2016년에는 장남인 구본성 당시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후계 구도가 갖춰졌습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지난해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결국 회사에서도 해임됐습니다.

당시 여동생 구미현·명진·지은이 합심해 구 부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현재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가 합산 지분 59.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구 회장은 작년 6월 아워홈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장남의 재판 결과가 그의 해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는 최근까지 회장 직함은 유지하면서도 고령으로 사실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숙희씨와 아들 본성(아워홈 전 부회장), 딸 미현·명진·지은(아워홈 부회장)씨 등이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차려졌고 발인은 15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광주공원묘원입니다.

 

구자학 아들 구본성 보복운전 사건

지난해 6월 구자학 회장의 아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차량 파손 및 상대 운전자에 대한 특수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20년 9월 5일 서울 강남의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자차인 BMW X5를 운전하던 중 다른 차량이 끼어들자 그 차량을 앞질러가 급제동을 걸었습니다. 이 보복 운전으로 두 차량이 충돌했고, 피해 차량의 앞 범퍼 등이 파손됐습니다. 구 부회장은 사고를 일으키고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피해 차량의 차주는 “경찰에 신고했으니 도망가지 마라”고 구 전 부회장에게 경고했지만 구 전 부회장은 피해 차량 운전자를 그대로 치어 운전자의 배, 허리, 어깨 등에 상해를 입혀 지난해 3월 특수재물손괴·특수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구본성 당시 부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셋째아들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둘째 딸 이숙희 씨의 장남입니다. LG가와 삼성가의 만남인 이 가정의 1남 3녀 간에는 경영권 분쟁도 있었습니다.

 

 

 

구자학 경영권 분쟁

구 부회장은 2016년 6월 아워홈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막내 여동생 구지은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습니다.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본성 부회장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100억 원으로 늘리는 안건과 아들 구재모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냈지만, 구지은 전 부사장과 언니 구명진 씨가 반대했습니다. 이후 구지은 부사장은 캘리스코 대표로 독립했습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끄는 아워홈은 지난해 코로나19의 확산을 핑계 삼아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강제 연차소진에 나서 빈축을 샀습니다. 아워홈은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연차 20개를 소진하라고 촉구하는 메일을 팀장급 보직자를 대상으로 발송했습니다. 여기에는 전 직원 연차 3개 이상 사용 등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아워홈 사내에서는 즉각 반발이 일어났으며 노동조합에서도 여러 차례 항의를 했습니다. 노사합의 없이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결국 아워홈은 뒤늦게 공지를 철회했습니다.

 

직원 근태기록 조작 의혹

2019년에는 직원들 근태기록을 조작, 수당을 미지급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습니다. 논란이 촉발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아워홈 퇴사자라 밝힌 게시글에 따르면 아워홈은 ‘주 52시간 근로제’를 이유로 연장 근무를 한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인정하지 않으며, 수당까지 미지급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에 해당 직원들은 8시간을 초과해 일했지만 수당은 8시간밖에 인정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초과한 근무시간은 약 240시간이라는 게 게시글 작성자의 주장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내부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발생에 대해 경미한 처벌을 내린 것에 대해 지적을 받았습니다. 

 

 

 

아워홈은 그동안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및 상생 등 이슈에서 ‘나쁜 예’로 빈번히 등장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오너 일가의 회사를 키워왔으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순대나 청국장 등을 제조·판매하고 이를 철수하겠다고 하고는 뒤로는 대형마트에 자체상품으로 순대 등을 납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2월 아들인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1994년생인 구재모씨는 2019년 8월 기타 비상무이사로 아워홈 법인등기에 이름을 올린 후 초고속 승진으로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를 두고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아워홈이 구재모씨를 주축으로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지 관심을 모은 가운데 지난해 보복운전 사건으로 터진 오너리스크로 인해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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