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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현민의 품격
    이슈 2020. 7.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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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참여연대 출신들이 자주 구설에 오르는 모습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추행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참여연대 간사 출신이자 문재인 정권의 행사 전문가인 탁현민 의전 비서관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탁현민 비서관은 여성비하 논란으로 한 차례 굉장한 비판을 받으면서 결국 청와대를 떠나야 했던 적도 있는데요. 이번에는 측근이 설립한 회사가 정부 행사 용역을 무더기로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탁현민 비서관과 매우 가까운 사람들이 세운 신생회사인데, 20건 넘는 정부 행사 용역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업체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상황상 특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어서 만약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탁현민 비서관은 이번에도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는 비판 여론에 시달릴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뭔가 박근혜 청와대에서 벌어질 일들이 문재인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것 같아서 씁쓸한 느낌을 버리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품격이라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이제 너무 멀리 온 것일까요? 

    탁현민 측근 회사 정부 용역 무더기 수주

    탁현민 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정부 행사 용역을 22건이나 수주했다는 내용은 한겨레신문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한겨레신문은 7월 14일 ‘노바운더리’가 법인 등기도 하기 전에 문 대통령 참석 행사들을 수주하는 등 지난 2년10개월 간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이에 업계에선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 차원의 입장이 나온 건 없지만 내부적으로 관련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노바운더리’는 과거 ‘탁현민 프로덕션’에서 현장PD로 일했던 이모(35)씨와 기획PD로 일했던 장모(34)씨가 2016년 말 설립한 공연기획사입니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인 2017년 5월까지는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였는데, 2018년 9억5600만원, 2019년 2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노바운더리는 2017년 8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시작해 지난달 25일 ‘6·25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식’까지 2년10개월 동안 모두 22건의 청와대 등 정부 행사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탁 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일한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도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공연 등 7건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2건 중 15건은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굵직한 행사였고, 이 가운데 5건은 법인 등기(2018년 3월)도 하기 전에 수주했다고 한겨레는 전했습니다. 계약 형태는 대부분 ‘수의 계약’이었습니다. 등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2017년 11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 및 환영 공연’등을 수의계약 형태로 따낸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탁 비서관이 지인들의 업체에 대통령 관련 일감을 거듭 맡겨 이익을 얻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사례를 본 적 없는 특혜"

    공연·행사업계에선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는 특혜”란 말이 나왔습니다. 공연업체 대표 A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바운더리 같은 신생 공연기획사는) 청와대 행사를 수주할 꿈도 못 꾼다”고 했고, 공연기획사 대표 B씨도 “20년 경력의 우리 회사도 대통령 의전 경험이 없어서 행사 계약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노바운더리 측은 “행사 수주와 관련해서 법이나 규정을 어긴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표 이씨와 장씨는 탁 비서관과 함께 2012년 8월 ‘공연 행사 제작 매뉴얼’이란 책을 낸 인물들입니다. 탁 비서관은 책에서 “어려운 시절, 어려운 공연 하느라 고생한, 팔자에 없는 책을 엮어내느라 고생한 피디(PD)에게 오랜만에 칭찬을 한다”고 썼습니다.


    또 탁 비서관은 2013년 5월 쓴 산문집 ‘흔들리며 흔들거리며’에서 이씨와 장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들어와 맞지만 않았지 온갖 욕을 처들으면서 꿋꿋하게 버텨준 이들”이라고 소개하기도 하면서 매우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중견 회사도 따내기 어렵다는 대통령 행사를 신생 회사가 따내는 과정에서 만약 탁현민 비서관이 개입했더나, 수주 금액 가운데 일부가 탁현민 비서관에게 흘러갔다는 정확이 확인되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청와대 행사를 상징하는 탁현민 비서관이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탁현민 여성 비하논란

    탁현민 비서관과 관련한 여러 사건 사고들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것은 여성 비하 논란입니다. 

    탁 비서관이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내정된 뒤 2007년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의 내용이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됐습니다. 이 책은 여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인장에서는 테러를 당하는 기분"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대중교통 막차 시간 맞추는 여자는 구질구질해 보인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탁현민 비서관은 2017년 5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난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증폭됐습니다. 또 다른 책에서도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됐던 것은 또 다른 저서인 탁현민의 멘션s였는데요, 이 책에서 탁 비서관은 남에게 오빠로 불렸을 때와 선생님으로 불렸을 때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빠, 힘내’ 하면 힘이 불끈불끈 나고, ‘오빠, 달려’ 하면 지치지 않고 달리고, ‘오빠, 잘 자’ 하면 잠도 잘 온다. 누군가에게 오빠로 불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누가 ‘선생님, 힘내세요’ 하면 어떤 의무감에 사로잡히고, ‘선생님, 달리세요’ 하면 ‘내가 왜?’ 하는 생각이 들고, ‘선생님, 주무세요’ 하면 ‘근데, 이 색휘가?’ 싶어진다"

     


    하지만 탁현민 비서관은 경질되거나 사퇴하지 않고 업무를 이어갔는데, 2018년 미투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탁현민 경질 주장은 다시 제기됐습니다.

    이후 탁현민은 2019년 6월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는데요. 탁현민 비서관은 "12년 전 책이 나왔을 당시 여성단체, 언론사들도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문구가 있다는 것"이라며, "책임지라고 하면 책임지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여성 비하 논란에서는 탁현민 비서관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몰랐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제기된 측근회사 일감 몰아주기 특혜 논란은 사실확인이 이뤄지면 책임을 지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더욱이 특혜의 결과로 대가성이 있었다면 그 책임에 대한 무게는 훨씬 더 무거워 질 것입니다. 품격이 사라진 청와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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